신은 망했다.

생각 2010. 6. 23. 19:48

신은 시골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회를 건설했다

신은 망했다.

- 이갑수, <신은 망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6221804232&code=990201

오늘 신문을 읽다 본 글. 짧으면서도 강렬하고 위트 있으며,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시가 아닐까 평가한다(...) 좀 찾아보다 보니, 영국 시인 윌리엄 쿠퍼(William Cowper)의 'God made the country, and man made the town.' 에서 따온 듯하다(http://en.wikipedia.org/wiki/William_Cowper 참조). 쿠퍼의 원래 시가 뭔 내용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단 한 줄을 더함으로써 현대 산업 문명에 대한 통렬한 일침과 자연으로의 회귀의 좌절과 허무감(...)을 표현하는 센스가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기사에서도 패러디가 하나 나왔는데, '신은 강을 만들었고, 인간은 운하를 건설했다.'
누가 망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나도 몇 가지 패러디를 생각해 보았다.

신은 체스를 만들었고
인간은 Deep Fritz를 제작했다

신은 망했다.

(요즘 체스를 두다 보니,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

신은 적분을 만들었고
인간은 Mathematica를 설치했다

신은 망했다.

(난 Maple 쓰는 것만 살짝 배웠는데, 미분방정식 수업 들었을 때 이상한 적분 나오면 다른 과 사람들은 Mathematica 얘기만 하더라. Mathematica가 많이 쓰이나?)

신은 세상을 만들었고
인간은 핵무기를 발명했다

신은 망했다.

(좀 어두운 내용...)

인간은 에너지를 발견했고
신은 열역학 법칙을 만들었다

인간은 망했다.


인간은 고전 역학을 완성했고
신은 양자 역학을 만들었다

인간은 망했다.

(인간이 망하는 버전 + 공돌이 버전)

위는 가정을 공격했고
촉은 마속을 파견했다

촉은 망했다.

(역사 버전.)


Posted by 크리스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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